미디어아트전

 

시각예술이 정체된 것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바뀐 지도 꽤 되었다. 언제나 매체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작가들이 있으며, 그들의 욕망에 더해 현대 테크놀로지가 발전해온 것이 그 이유다. 이렇듯 세상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온 작품들은 많은 이들에게 동시대적 영감과 감동을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작가들의 실험의식을 자극해왔다. 이번에 시작된 전시는 이처럼 미디어 연구를 해온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시간성이 함유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여타의 영화 작업과 차이가 있는 것은 바로 그 안에 머무르고 있는 이미지들이다. 고로 그것들은 회화나 조각 그 외 다른 장르들의 정체를 온전히 거스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 이미지들이 더욱 깊어지고 겹쳐지면서 시간성을 획득했으며, 그 과정을 통해 일종의 서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미디어아트는 그 특성 상 많은 연구와 학습을 요구한다. 거기에 작가의식과 감각 또한 필요하다. 고로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대로 구축하고, 보여준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생경한 과정들을 겪어낸 작가들의 작품에는 오롯이 피어오르는 감상의 쾌가 있으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가들도 영상 작업을 비롯해 그 작업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진득하게 해온 것 같다. 그들의 작품을 한결 같이 개성 있는 모습으로 제작되었으며, 또 다른 틀에 담겨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현대 미술이 요구하는 그 무엇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는 도전이며, 언제나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 같은 것이다. 백남준 선생 이래로, 우리에게 더는 미디어아트라는 이름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미디어아트를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이 전시처럼 여러 작가들이 한 데 모여 우리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