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대 문화박물관 신년기획 ‘명품전’ 개최

1월15 - 3월15일, 김정선 김일근 등 작가 5명, 명품 소재로 물질만능주의에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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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에게 명품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명품’으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동신대학교 문화박물관(관장 이상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은 경인년 신년기획 초대전으로 1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동신대학교 도서관 5층 전시관에서 ‘명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정선, 김일근, 조윤성, 양문기, 채종기 등 5명의 작가가 초대돼 명품을 소재로 한 각자의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김정선 작가는 명품 짝퉁 가방을 통해 소비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투사하고 있다. 일견 온유하고 화려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 이면에 인간의 공허한 허례허식과 상류계층으로 진입하고 싶어 하는 소시민의 욕망을 시니컬하게 보여준다.

 

김일근 작가의 작품은 외견 상 영락없는 명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드보드나 싸구려 포장지로 만든 짝퉁들이다. 백화점 명품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놓여진 싸구려 종이 가방을 통해 피폐해진 현대인들의 허상을 꼬집고 있다.

 

양문기 작가는 고급 석재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석을 골라 명품 브랜드로 재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석이나 호박돌을 100% 가공하지 않고 부분적으로만 정교하게 가공함으로써 일그러진 명품, 혹은 석고처럼 굳어버린 명품의 단편을 보여준다.

 

조윤성 작가는 명품 상표를 그림 액자에 치장해 진실게임을 유발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사물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 보다는 그저 관조하는 것을 즐기는 현대인의 심리 속에 어떠한 진실이 내재되어 있는가를 되묻는 작품.

 

채종기 작가는 인쇄 불량으로 분쇄되어 폐기처분된 고액권 지폐 부스러기를 마네킹에 부착해 냈다. 전쟁터에서 사망한 무명 병사의 시신처럼 활용도가 결여된 신권 부스러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돈에 대한 집착도 단지 종이조각처럼 부질없음을 보여준다.

 

이상필 문화박물관장은 “인간이 갖는 욕망은 원초적인 것으로써 부정적으로만 폄하될 수는 없지만 제어장치가 풀린 욕망의 질주는 인간에게 파멸을 안겨줄 뿐”이라면서 “이번 명품전 전시를 통해 현대인들이 참다운 행복을 구가하고 진정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